AJDE NOLE !

아 놔;; 마드리드 준결승 후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19. 03:16

와~~~ 진짜 놀레없는 테니스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겅미? ㅠㅠㅠ 경기 끝난지 5분도 더 지났는데 아직까지 온 몸에 전율이 흘러 -0-;;; 8강부터 응원하는 선수가 하나도 안남았으니 도저히 흥이 나기 힘든 상황인데 그럼에도 재밌게 봤다는 걸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일세.

PIERRE-PHILIPPE MARCOU/AFP/Getty Images

시몽 얜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괴물이야~ 아웃 콜 하나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달 홈에서 3시간 20분동안 지치지않는 근성과 체력이라니, 어이없는 랠리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놀라서 입이 딱 벌어진게 대체 몇번이나 됐는지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을 정도더라...;; 해설자들도 놀랄 일이 너무 많아서 상황에 적절한 감탄사 연발하기도 힘들었을거야. 주로 Unbelievable, Incredible, Brilliant, Can you believe it? 요 정도 랜덤으로 반복해서 써야할 판. 식상해도 어쩔 수 없다능. 나 역시 후기라고 제목은 지어놨지만 너무 많은 사건이 벌어진 경기라 특정 상황을 꼬집어 말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싶어 애저녁에 포기했고.

브레이크 포인트를 22개나 잡고도 일찍 매듭 못지은 나달이 많이 아쉽겠지만 이렇다할 서브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많은 위기를 견뎌낸 시몽도 대단하고 끊임없이 돌아오는 공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강하고 각도있게 때려내는 과감함도 참 할 말 없게 만들더라. (3세트 초반에 시몽이 넷코드로 브레이크 포인트 세이브한 상황이 나왔을땐 마땅히 이런 운이 따라도 될 자격있다. 이럴정도) 둘 다 서브겜-리턴겜 구분할 것 없이 닥치고 무한 랠리로 흘러가는데 한포인트 끝날 때마다 대체 다음 포인트는 또 어떻게 헤쳐가야하나 갑갑한게 내가 한숨이 나올지경..

-3세트 초반에 한겜 거의 20분씩 해가며 겨우 버텨나가는데 코트 체인지 밴드 음악이 I will survive, 6-5로 시몽 서빙 포 매치 들어갈 때 God Father. 대부 음악 흐를때의 그 비장함이란ㅎㅎ

-3시간 22분짜리 경기 중 시몽이 리드했던 시간은 3셋 6-5에서 브렉당하기까지 5분 + 타이브레이크 중간에 3분&1분 + 마지막 매치 포인트 1분= 총 10여분

-머레이/페더러 경기가 메인이고 이 경기는 금방 끝날 것 같아서 관심도 안두다가 2세트 후반에야 아직 안끝났네?하고 보기 시작해서 그때부터 2시간동안 눈을 못뗐네. 나달이 나달 스타일을 만나면 이런 경기가 되는구나 재미도 있고 한편으론 두 선수 모두에게 참 재앙이다 싶다능;;

-이전 4경기를 모두 풀세트로 치른 시몽. 그 중에 세번을 1세트 내주고 시작했고 세번을 3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리로 장식. (이 경기까지 합치면 5경기 모두 풀세트, 네번의 역전승,  네번의 마지막 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리) 그래서 그런지 2세트 후반에 첫번째 서브아웃 실패하고 두번째 또 헤맬 때에도 이 경기 죽이되든 밥이되든 3세트는 간다! 이런 믿음이 다 생기더라니까..; 3세트엔 대체 그 마른 몸 어디에 힘이 남아 있어서 공을 때릴까 용하더라. 내일 결승전은 어떻게 치르려나 몰라;; 암튼 끝날때까지 끝이 아닌 시몽의 새로운 게임 스타일, 이것도 중독성 장난 아닐세. -0-;;

-토론토에서 페더러 이기며 확 주목받은 후부터 유독 눈에 띄더니 결국 사고 크게 쳤어. 이로써 로딕, 머레이에 이어 세번째로 올해 빅3에게 모두 이긴 선수. 우리야 일찌기 첫 희생양이었으니 이름은 일찍부터 알았지만 말야.ㅋ

-개인적으로 시즌 초반에 30위권에 있는 아주 어리지 않으면서 그다지 관심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닌 이미지 비슷한 고만고만 선수가 몇 있었는데 바브린카가 가장 먼저 봄에 피치 올려 탑텐에 진입했다 주춤거리고 있고, 두번째로 베르다스코가 야금야금 올라왔다 다시 하락세, 이름은 가장 먼저 알았지만 정작 경기는 클레이 시즌에야 보게 된 시몽이 시즌 중반부터 다른 선수가 되어 드디어 탑텐 진입에 성공, 더불어 멀어보이던 상하이행도 순위권 안착.  (마지막 한 명은 소더링인데 슬램 성적이 없어서 그런지 오를듯 말듯 영 탄력을 못받아서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

-이번엔 머레이가 이기겠다 예상은 했지만 페더러 페이스도 전반기와는 전혀 달라보이길래 잘못 짚었나 했거든. 위너-에러가 세배정도 차이날 정도면 포핸드가 기어이 발목을 잡았나봐. 물론 머레이 서브/리턴이 좋기도 했고. 머레이 볼 때마다 부쩍부쩍 다른 선수가 되어 있어서 대체 언제까지 이 성장세가 이어질지 가늠이 안될 정도야. -_-)b 이제 우린 걱정하고 뭐할 상황도 아니고 배울 점 찾아서 분발해야할 입장. 빅3는 옛말이고 다시 Hunter의 마음 가짐을 가져야할 때라는 게 피부로 느껴진 대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