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에 대한 생각
조코비치ㅡ 젊고 워낙 천성이 밝고 공격적이다보니까 상당히 오해를 많이 사는 편이다. 그리고 본인도 어려서 그런지 그런 이미지를 나쁘게 생각하고 있는거 같지 않다. 언제나 기회가 되면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말이다.
역시 나는 팬이라서 그런지 그런 것도 다 마냥 이뻐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조코비치 욕하는 글들 보면 가슴이 막 아프다. ㅠㅠ 다들 똑같겠지. 자신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선수를 남들이 욕할 땐 왜 화가 안나겠는가. 그렇지만 나 또한 상당부분 조코비치에 대한 비판이 분명 수긍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코비치의 가족들이 설쳐대는 것이라던지, 인터뷰에서 자신만만함을 표출하는 것들, 약간 매너가 없어 보일 수 밖에 없는 그런 정황상의 증거들은 나 또한 티비에서 직접 확인했었고 아쉽다고도 생각했다.
그렇지만 난 또 이렇게도 생각한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몫 이상의 욕을 먹고 있는 것도 같다고. 특히나 조코비치보고 밉상이라고 못생겼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좀 가슴이 답답해진다. 왜 선수들이 생긴 것 때문에 욕을 먹어야 하는거지..
사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는 팬들 눈엔 무슨 선수가 부러워보이겠는가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그 선수만 눈에 들어올 뿐. 우리 아버지께서 보시기엔 타이거 우즈가 아무리 잘생긴 다른 선수들보다 멋있고 남자다워 보일거다. 내 눈엔 조코비치가 , 알론소가 잘생겨 보이듯이. 그들은 내가 응원하는 선수니까. 안치치나 사핀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워낙 잘생긴 인물들이라 뭐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렇게 자신이 애정을 갖고 지켜보면 잘 생겨보이고, 또 그 반대로 다른 사람들은 잘 생겼다고 해도 자신에게는 별 감흥없이 보일 수 있는 건 물론이다.
그런데 조코비치 외모보고 욕하는 팬들 보면, 음,......사실 좀 그렇다. 비열하게 남 생긴거 갖고 욕하는거 같아서 . 사실 남 말 할 것도 없다나 또한 그런 마음 잘 안다. 해밀턴 잘 생겼다고 생각은 하지만 내 눈엔 그저 미워보였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이성을 찾고 보니까
참 내가 잠시 미쳐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사실 해밀턴도 그저 자신의 꿈을 좇아서 열심히 하고 실력을 보여준 것일 뿐인데 뭐 그리 잘못한게 있었겠느냔 말이다. 조코비치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실력으로 상대를 이겼으니 칭찬을 받아도 될 법 한데도, 경기외적인 것들로 이리저리 욕을 먹어대니 좀 안쓰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다.
그리고, 조코비치나 가족들이 일부러 페더러를 도발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말이다, 사실 작년 US오픈을 본 사람들이라면 조코비치의 그 소심함과 페더러 울렁증을 기억할 것이다. 1,2 셋트 모두 쉽게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하면서 페더러에게 우승을 헌납하다시피한 조코비치이기에 CHOKOVIC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었다. 페더러 울렁증 환자들=사실 ATP투어에선 나달, 날반디언 등을 빼고는 거의 다 페더러 울렁증을 갖고 있는 듯 하다=에겐 극약 처방이 필요했던게 아닐까. 페더러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번번히 좌절했던 많은 선수들을 보아왔던,그리고 그 자신도 페더러울렁증을 가진 조코비치이기에 더욱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게 아닐까. 페더러 별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이것도 잘했다는건 아니다.
조코비치와 그 가족들은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듯 하다. 경기 전에 심리전을 벌이는 식으로.
.
이제 우리는 페더러에게 지지 않을거야. 더이상 그렇게 맥없이 지진 않을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모습들이 페더러팬들에겐 아주 못마땅해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당연하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하고 못마땅한 마당에 저런 식으로 승자가 도발하는 모습을 보이니 아니꼽게 보일 것이다.
나는 이런 모습들이 다 과도기여서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세리 선수처럼 조코비치도 어린 나이에 세계정상에 섰다. 그 후엔 차차 박세리선수도 부모님들도 챔피언에 걸맞는 매너를 보여주는 식으로 변화했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페더러나 나달처럼 겸손하고 완벽한 선수라면 좋겠지만, 어쩌겠는가. 사실 엄연히 휴이트나 샤라포바나 에넹이나 음...또 윌리엄스 자매처럼 승부욕이 지나쳐서 상대에 대해서 예의를 잃는 경우도 종종 있어온 것을 말이다. 페더러 또한 첨부터 지금처럼 완전무결한 매너를 가진 선수는 아니었다고들 한다.
조코비치도 이제 세계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으니 앞으로 철없는 모습 보여주는 것을 자제하고 좀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사실 말이 나왔기에 하는 말이지만 조코비치는 어린 선수다.87년생 20살에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 두번 연속으로 올라 결국 타이틀을 땄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 나이에 페더러는 그랜드 슬램 결승엔 올라가보지도 못했었다. 이제 그도 처신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시행착오들을 겪고 있다고 본다.
조코비치가 테니스팬들의 애정어린 비판, 또는 애정없는 비난에 귀를 기울이고 좀 더 성숙한 선수로 거듭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이건 조코비치팬으로서의 바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