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 선수 팬 블로그입니다

다음 걸음을 준비해야할 때

AJDE NOLE ! 2008. 9. 7. 13:4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가장 먼저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너무도 지치고 부담이 컸던 대회, 준수한 성적으로 또 침착하게 마쳐준 놀레한테 정말 수고했다 말하고 싶고(사람 욕심이란게 끝이 없지만 그래도 3라운드부턴 한 경기 한 경기 덤이다, 다시 또 이틀의 기다림과 긴장감을 이어갈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봤는데 이 정도면 부족하지 않을만큼은 돼 ^^;) 지켜보기조차 어려웠던 경기 잠 설쳐가며 끝까지 함께하느라 형들도 고생 많았어. 더 많은 식구들과 복작복작 울고 웃을 수 있어서 내가 다 힘이 나더라. ^^


먼저 4강 경기에 대한 간단한 소감은 체력적으로 더 준비가 잘 된 선수, 더 나은 서브, 더 나은 스트록 감을 가진 선수, 결정적으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선수에게 승리가 돌아간 경기가 아닐까. 대회 후반에 경기 시간도 길었고 밤 경기에서 낮경기로 넘어오느라 힘든 것도 있지만 지난 8강에서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해버려서 오늘 경기에서 쏟아낼 것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 경기 내용도 표정도 전체적으로 상당히 차분한 편이었는데 좋게 말하면 침착했고 바꿔 말하면 스스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잘 알기에 승리에 대한 믿음이 그리 크지 않아서 딱 해야할 것 외에 뭔가 더 뽑아낼 의욕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3세트 마지막 게임을 내주면서 그나마 잡고 있던 끈을 놓쳤고 4세트는 포기해버린 감이 없지않았다고 봐도..


놀레가 가장 좋아하는 아웃도어 하드코트가 있는 미국대회. 첫 마스터즈 시리즈도, 첫 그랜드슬램 결승도 여기서 했고 코트 안팎에서 자기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킨 대회도 모두 이 곳.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놀레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가 치러지고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할 곳.  특히 이 대회는 성적은 물론이거니와 팬들의 지지도 가장 많이 얻었던 곳이라 기대와 좋은 추억을 갖고 왔을텐데 성적면에선 그럭저럭 선방, 다른 부분에선 잃은 것도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안고 돌아가게 됐네.

변명이든 하소연이든 할 말은 많겠지만 확실한 건 지금이 기량면에서도 프로 선수로서의 마음가짐에 있어서도 한계단 더 올라서야할 때라는 것, 그리고 사람들 역시 1년전보다 지금은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있다는 것. 놀레 말대로 인생이란게 이런 거고 모든게 바라는대로 흘러갈 순 없다지만 짧은 기간동안 의도하지 않았던 나쁜 일들이 일어났고 손도 써보지 못한채 많은 것이 변해서 조금 혼란스럽긴해. 그렇지만 세계 1위가 되고 싶다는 꿈이 단지 테니스만 잘치는 선수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을테니까, 기술만으로 의미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도 더 잘 알테고... 결코 쉬운 숙제는 아니니까 급하게 뭘 하기보다 곰곰히 고민해보고, 적어도 내년에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올 땐 어느 정도 답을 얻은 상태면 좋겠다.



많이 놀라고 행복하고 뿌듯했던 전반기 하드 시즌, 믿음은 커졌지만 동시에 부족한 부분에도 눈 뜨게 된 클레이/잔디 시즌, 그리고 함께한 시간이 길어진 만큼이나 감정적으로 보다 많은 걸 공유하면서 단지 운동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애틋한 마음이 컸던 여름 하드 시즌, 그리고 이번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궁금한 다가올 가을 인도어 하드시즌.


물론 중요하지 않은 시즌, 기억에서 지워내도 좋을만한 시즌은 없지만 이 녀석을 응원하는 동안 올해 여름 하드시즌은 보다 특별하게 남을 것 같아. 이 녀석한테 탈출하려면 전반기 끝나고 시도했어야했는데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게 아닌가 싶거든. 신시내티, 베이징 그리고 US오픈을 거치면서 당분간은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 기분이라.(앞으로도 계속 그때 발을 뺏어야하는데, 그때라도 늦은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후회할 날이 계속될지도 ㅎㅎ) 특히 새삼스럽게 올림픽 의미마저 다시 생각하게 했던 땀과 눈물과 열정의 베이징, 시작부터 끝까지 경기 외 문제까지 골머리를 썩혀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게, 대중 앞에 선다는게  얼마나 조심스럽고 외로운 일인지, 190이나 되는 녀석이 이렇게 작아 보일 수도 있구나 깨달았던 US오픈은 제대로 마약 한방씩. 나처럼 남 일에 헤프게 감정이입 심하게 하는 사람은 이런 상황이 최악인데 말야.


이 선수를 처음 알고 한동안은 참 잘한다 의젓하다 이런 생각이 컸었어. 그러다 이젠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고쳐야겠고 이건 갈 길이 멀어보이고 저것도 배워야겠고 매 경기마다 부족한 점만 자꾸 자꾸 눈에 띄어서 이걸 다 언제 해결하나 싶고, 매 경기 오늘은 또 어떻게 풀어가야하나 싶어서 눈 앞이 깜깜. 경기 외적으로도 왜 더 지혜롭게 풀어가지 못할까, 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 걸까 그 와중에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려는 사람은 왜 자꾸만 늘어가고 점점 더 진심에서 멀어질까 그렇게 이해받기 힘든 캐릭터인가, 뭐 그리 잘못하며 산게 많아서 이렇게까지 내몰려야하는 건가 아쉽고 안쓰럽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이역만리 먼 곳에서, 어쩌다 이 녀석을 알게되서 이리 발만 동동구르며 마음 아파하고 있나 자책도 해보고 ^^;;;

그래도 여전히 왜 조금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이따금씩 후회스러운 걸 보면 성숙하고 자라야할 부분이 많다는 거, 아직도 새롭게 보여줄 구석이 많이 남아있다는 거, 그만큼 지지와 격려가 아직 더더 필요하다는 거, 기쁨이든 슬픔이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건 좋은 거지?



오늘도 또 수습 안된다.ㅎㅎ 내 글에서 교과서적인 마무리가 빠지면 허전하니까 한마디 보태면 랭킹이, 포인트가, 성적이 중요한게 아니라 놀레 자신도, 주변 사람들도 같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테니스면 만족한다고 늘 말해왔잖아. 이제 한가지 바람 더 붙여야겠어. 외롭지 않은 테니스였으면 좋겠어. 관중들의 심장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테니스를 했으면, 그래서 적어도 오해받고 상처받는 테니스는 절대 아니었으면... 악역을 맡기로 했고 또 그래야한다면 그만큼 강해지기를, 그래도 가능하다면 매력적인 악역이 돼주기를...
잘 되겠지? 잘 이겨내겠지? 형들도 계속 함께 해줄거지?............................ Ajde N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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