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셋이 화끈하게 좋았는데 아쉽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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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것과 달리 3라운드 콜슈라이버와의 경기, 또 오늘 카냐스와의 경기 모두 조코가 얼마나 성장했나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정말 좋았어. 나라고 조코에 대한 꿈이 작을리 없고 기대하는바도 크지만 내가 원래 좀 그렇거든. 혹시라도 나중에 속상할 거 미리 걱정하고, 누가 뭐라고 공격해올까봐 겁나서 어떤 상황이 와도 괜찮아야지 혼자 방어막 다 쳐놓고 숨어서 고개만 빼꼼히 드러내고 있는 스타일 ^^;;
근데 두 경기 보고 나서 저 나쁜 증상이 많이 극복한 것 같아. 조코는 꿈도 맘대로 못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녀석인거지. ㅎㅎ 아쉽게도 페더러 경기 보고 다시 기가 살짝 죽었지만 정말 정말 다행스럽게도 테니스는 조코가 치는 거지 내가 하는게 아니니까, 그저 천재성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게 아니고 지금도 부단한 연습으로 부족한 점들을 메워가면서도 스스로 조바심 내지 않으니까.. 그리고 경기를 통해서 이렇게 못난 팬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니까.. 조코는 나 같지 않으니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또 이렇게 대회 하나를 치를 때마다 내가 조코비치 팬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 이래서 좋고, 저래서 다행이고.. 온통 그런 것들 투성이야. 오히려 불가항력으로 점점 빠순이가 되어가고 있어서 두려울 지경.ㅎㅎ(횽들~ 나 좀 말려줘;)
내 마음 속에 세워놨던 방어막 가져다가 조코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자기 선수 사랑에 빠져서 남들이 상처받는 건 헤아릴 겨를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앞에 세워둬야겠어. 얼핏 부정적인 이야기만 나와도 덜컹 놀라고 답답하고 억울해서 손가락이 간질거리지만 자꾸 신경쓰다보니 어느새 나도 점점 똑같아지는 모습에 겁이 다 나네. 저번에도 말했지만 선수들은 코트안에서 신사적인 경기하고 서로 격려하며 멋지게 마무리 짓는데 정작 나는 그 즐거움도 마저 만끽하지 못하고 경기 외적인 일로 속상해서 투덜거리고 있으면 시간쓰고 에너지 써가며 하는 팬질이 너무 억울하지 않냐능 ㅠㅠ
아직도 생각만하면 뚜껑이 몇번은 더 열리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코트 안팎에서 성장하는 조코가 있고 그런 조코를 응원하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만큼 그 행복 놓치지말고 충분히 누리도록 애써보자 횽들~
횽들 없었으면 어땠을까 참 아득하네. 비록 상처 잔뜩 받고 아파서 징징 거릴 때가 있다해도 이런 못난 마음이라도 창피해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게다가 횽들은 나처럼 소심하거나 답답하지 않아서 좋고ㅎㅎ
지금 상황이랑 어울리는 문구는 아니지만 스스로 다짐도 할 겸 생각나는 문구 하나 덧붙여봐. 드라마 한성별곡-正에서 나왔던 대사 변형이야.
소망하지 않는다면 어찌 이룰 수 있을까.
이룰 수 없다 하여 꿈조차 꾸지 않을 것인가
뭐 꼭 이뤄야만 행복한게 꿈인가. 꿈 꿀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지. 게다가 누가 뭐래도 그 소망은 하루 하루 성큼성큼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라는 건 절대 변하지 않는 사실!!! 앗싸~멋지다! 잘생겼다! 우리 조코 ㅎㅎㅎ